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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우리는 충분히 문화인이었다!

수화엄니 2006. 11. 2. 22:52

 


하이고~ 장농 설합장을 다뒤지고도 모자라서
다시 까치발 들고서 옷들이 들어있는 박스까지 끌어내려서  또 뒤지기 시작했다.
" 근데, 이눔의 속치마가 도대체 어디를 간거야? "
아무리 뒤져봐도 속치마가 보이지를 않는다.

솨엄니 간만에 원피스입고 집을 나설라고 준비 거의 끝내고
거울을 들여다보니 가랑이 사이로 빛이 훤히 내비치질 않던가?

 

오래도록 안입던 치마무새가 이젠 속치마 입는것도 잊어먹었던가 싶어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나저나 속치마 찾느라고 한참을 법석을 떤끝에 찾아내고야 말았다.


부리나케 핸드백 찾아들고 집을나섰지만
약속시간이 약간 넘을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약속한대로 남부터미널역에서 짱구언니와 여로님을
만났어야 하는데 보이질 않는다.

헉~
근데, 연락할 기구인 핸폰을 놓고왔나보다.
옴마야~~~ 미치겄네.
"하이고 솨엄니 미치겄네" 를 연신 중얼대며
주위를 둘러봐도 두사람이 안보인다!


공중전화박스에 매달려서 연락을 해보니 두양반이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단다.
"흐미~ 미안스러운것!"

 

어쨌거나 점심을 먹고 예술의 전당 광장에 노천카페로 향했다.
하나둘씩 모여드는 멤버들과 즐거운 담소와 더불어
주위의 경관에 탄성을 지르며 가을을 서서히 떠나보내고 있었다.

음악회가 시작됐다.
머리 숫도 별랑없는 꼬불랑 꼬불랑 아줌마 파마를 한 지휘자가
제비꼬리 연미복을 가볍게 날리면서 단상에 오르고 있는데
웃음이 쿡! 하고 나온다.
"예술가는 뭔가 꼭 특별한 구석이 있네 "  히히히~


연주는 시작이되고 뒤를 흘끔 돌아다보니
일이삼층 전 좌석이 거의 들어차있다.
오호~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을 예술가님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현실에 오만원씩내고 쉽게 음악회에 올사람 몇이나 될까?
하는 속물근성이 나를 자근자근 씹어댄다.
허지만, 현실인걸 어쩔꺼나~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시작으로
바이올린의 현을 씨루는 꼬챙이가 현란하게 움직여쌌고
비올라! 첼로 더불베이스도 덩달아 하늘을 찔러댔쌌는다.


그뒤로는 조금은 여유롭게 풀룻,클라리넷,오보,바순,등이
협찬을 하고

팀파니는 내둥있다가 사람을 한번씩 놀래키기로 했나부다.

 

그밖에 것들은 온통 번쩍번쩍하는 쇳덩어리로 보여서
연주하는 사람들이 힘들겠다하는 생각이 드는건
나만의 걱정이었을까?


이어서
성악가의 시원스런 노랫발에 가슴이 뚫리더니
두대의 피아노를위한 협주곡과 두대의 첼로를위한 협주곡에선
연주자의 손등에 핏줄까지도 들어남을
그대로 볼수있어서  무척 감격스럽기까지하다.


게다가~
성악으로 전해들은 "밀양아리랑"의 감흥은
우리의 민요에 대한 생각을 바꿔 놓았고


계속해서 민요 메들리의 가락에선 우린 모두가
어깨의 미동을 느끼게 됐습니다.
"뱃노래" "닐니리야" "한오백년" 등등~


또한,
경기소리를 하시는 두분의 한복 옷매무새는
우리를 너무 황홀하게 해주었답니다.
닥종이 인형에서나 볼수있는 통통한 몸매를 돋보이게하는
명주 저고리에 길이가 허리까지 내려오더니
앞뒤가 볼록스레 나오게 만든 깡똥치마가 
너무도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음악회의 별미로 저는 전체적인 출연진의 의상과
그네들의 손놀림 하나하나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의상과 구두,의상과 헤어스타일,의상과 몸매까지도
나에겐 즐길거리였답니다.이상한 취미죠? ㅎㅎㅎ


마지막에 앵콜곡으로 행진곡에선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며
모두가 하나된 자리였습니다.


그날 우리 음악회에 참석한 짱구언니 무척 좋아라 했구요!
반가운 헤스니아님! 처음본 푸르니님! 남성과 동반한 부활님!
여유만만하신 쏠뱅님! 넉넉한 여로님! 그리고 늦게 보게된 결이님! 모두가 감사했습니다.


포근한 밤 되세요.
솨엄니는 잠 못자고 있습니다.
커피 두잔 마시고 말똥거리는 눈을 잠재울 방법이 없네요.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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